[스크랩] 남이 가르쳐준 핵심은 어렵다
남이 가르쳐준 핵심은 어렵다
다른 것은 다 잊어도 기억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핵심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렇게 중요한 핵심을 간과하거나 망각하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학창시절에 누구나 자신이 잘하는 과목, 못하는 과목이 있었을 것입니다. 어떤 과목은 한두 시간만 투자해도 결과가 좋고, 어떤 과목은 그 다섯 배, 열 배의 시간을 투자해도 신통치 않은 결과가 나옵니다. 우리는 그 잘하고 못하는 것을 소질이라고 배웠습니다. 정말 이것이 타고난 능력이고 소질일까요?
좋아서 즐기면서 하면 가진 능력의 120%, 150%가 발휘되고, 하기 싫어서 하면 80%, 50%로 떨어집니다. 그러면 같은 10시간을 공부해도 12시간, 15시간이 되고, 8시간, 5시간이 됩니다.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은 기억하려고 1분에 열 번, 스무 번도 노력할 수 있지만, 하기 싫으면 딴 생각으로 1분에 한번도 안 됩니다. 그냥 한 10시간 공부보다 집중한 1시간 공부가 나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처럼 물리적인 시간만으로 성급하게 소질이라고 결론을 내리는 것은 잘못이 아닐까요?
기억해야 할 것은 열에 하나 둘입니다. 꼭 기억해야 할 것은 백에 하나 둘입니다. '기본에 충실하라'는 말을 많이 듣지만 이를 따르기는 쉽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 하나 기억하는 것이 엉터리 열 개 기억해내는 것보다 어렵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하나는 노력의 산물이고, 엉터리 열 개는 생각의 쓰레기일 뿐입니다. 생각의 쓰레기는 사고의 혼란을 가져올 뿐이죠. 연결되지 않는 지식은 도리어 생각에 방해가 됩니다.
'아무 소용없는 헛일' 이라는 의미로 '소귀에 경읽기' 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소에게는 경의 내용이 중요하지 않다는 뜻이죠.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이 들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해하기도 기억하기도 어려워집니다. 일에 있어서 성취감이 동하는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의 생산성 차이를 많이 경험합니다. 그래서 '동기부여'니 '사기진작'이니 하는 말들을 하구요. 중요하다는 것을 공감하거나 인식하지 못할 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다를 때, 좋은 결과를 바랄 수 없습니다.
같은 사물을 보더라도 보는 관점이 다르고, 생각하는 것이 다 다릅니다. 영화나 연극 한편을 보고 기억에 남는 것을 이야기하라면 백이면 백 다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서로의 견해차가 심해서 끝까지 평행선을 달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람마다 사물을 느끼는 것에 있어서 거리감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 거리는 모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핵심에서 아주 가까울 수도 있고, 멀 수도 있습니다.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에 따라서도 그 차이는 큽니다.
남이 가르쳐준 핵심은 어렵습니다. 내 눈에 보이지 않을 수 있고, 보인다고 해도 촛점이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바라보는 각도도 다르고 거리도 다르니 정확하게 촛점이 맞을 리 없습니다. 사람들은 누군가가 사물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면 손가락이 가리키는 곳이 아니라, 손가락 끝을 먼저 보게 됩니다. 그 다음 그 사람이 가리키는 곳을 찾아갑니다. 이것은 그 사물에 접근하는 아주 자연스러운 과정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이 생각에 있어서는 손가락 끝을 보는데서 그치고 맙니다. 그러면 핵심에 다가갈 수도 내 것으로 만들 수도 없습니다. 핵심에 접근하고,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소화하는 과정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남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과 내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일치할 때 좋은 결과가 나옵니다. 남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나에게도 중요하게 다가와야 하는데 그게 어렵습니다. 많이 보고, 많이 생각하고, 행하여 생각의 가짓수를 늘려가야 합니다. 그러면 남들과 생각의 공통점을 찾기도 쉬워집니다. 핵심에도 점점 더 쉽게 접근하게 됩니다. 사람은 다 다른 것 같지만 공통점이 훨씬 더 많습니다. 동물들은 우리가 가리키는 손가락 끝밖에 볼 수 없지만, 우리는 손가락이 가리키는 곳을 볼 수 있는 눈을 가졌습니다.
자신이 잘하는 것은 실제로 투자한 시간에 비례하며, 생각이 손가락 끝에서 멈추지 않고 실체에 접근하는 지속적인 노력의 결과가 우리 눈에 비친 것이 소질은 아닐까요?
제공 : 코리아인터넷닷컴, a 2005년 05월 04일
저자 : 정용석